식물의 종류 (C3식물, C4식물)
C3 식물은 C3 대사과정으로만 탄소를 고정하는 식물이다.
식물에서의 암반응 중 가장 잘 알려져 있고 가장 먼저 반응과정이 밝혀진 것으로 캘빈 회로(Calvin cycle, Calvin-Benson cycle, PCR cycle(photosynthetic carbon reduction cycle)가 있다. 반응 과정을 밝힌 사람인 멜빈 캘빈(과 공동연구자 Benson)의 이름을 따서 지었으며 반응 과정은 다음과 같다.
CO2(이산화탄소)는 5탄당인 RuBP(ribulose bisphosphate)에 결합하여 6탄당이 되어 2개의 3탄당(3-인산글리세르산(GP) = 3-PGA )으로 쪼개어진다.
3-PGA는 광반응에서 ATP와 NADPH에 의해 환원되어 G3P가 되고 G3P 2 분자가 모여 육탄당인 포도당을 합성하는 데 쓰인다.
나머지 G3P 분자들은 ATP에 의해 다시 RuBP가 되어 CO2를 받아들인다.
이 때 RUBISCO 효소가 관여한다. 이 효소는 이산화탄소농도가 낮거나 산소농도가 높으면 CO2대신 O2를 받아들여 3탄당인 GP를 산화하여 이산화탄소를 내어놓는다(광호흡).
6CO2+RuBP⟶12GP
{\displaystyle {\ce {6 CO2 + RuBP -> 12 GP}}}
이때 2개의 GP는 포도당이 되며, 10개의 GP는 재순환한다.
포도당은 핵산과 같은 5탄당 탄소 골격을 만들기도 하고 엿당과 같은 이당류나 녹말이나 셀룰로스와 같은 다당류를 합성하는 데 쓰인다. 또한 광합성으로 생성된 포도당은 2탄당인 아세틸-CoA(Acetyl coenzyme A)로 분해되어 다시 지질, 단백질을 합성하는 데에도 사용된다.
C3 식물은 빛이 너무 강하지 않고 온난하며, 이산화 탄소농도가 약 200ppm 이상 (ppm:parts per million)이고 지표수(ground water)가 충분한 곳에서 잘 생존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C3 식물은 고생대에서 중생대 사이에 출현하였으며 중생대 후기에 일부가 C4 식물로 분화했다. 현재에도 지구상의 식물 생체량의 약 95%를 차지하고 있다.
이산화탄소에 13C 동위원소 표지(isotopic signature)를 해서 관찰하면 포도당을 고정하는데 C3 식물이 C4 식물보다 이산화탄소를 더 많이 소모한다. 다시 말하면 C3 식물이 C4 식물에 비하여 광합성에서 이산화탄소 이용 효율이 낮다는 의미이다. 이는 C3 식물과 C4 식물의 반응경로와 유조직의 구조적 차이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자세한 사항은 C4 식물을 참고할 것).
C4 식물은 4탄당(C4) 화합물이 관여하는 추가적인 경로(C4회로)를 이용해
CO2{\mathrm {CO_{2}}}가 부족한 환경에서도 광합성의 암반응(광비의존성반응)을 계속할 수 있는 식물을 말한다. 4탄당인 옥살아세트산이 최초의 탄소고정산물이기 때문에 "C4"경로라는 이름이 붙여졌으며 1966년에 2명의 호주 과학자들 (Hatch& Slack)이 밝혀내었기 때문에 Hatch-Slack 경로라고도 불린다. 캘빈회로(C3회로)의 Rubisco보다
CO2{\mathrm {CO_{2}}}를 효율적으로 고정하는 C4 식물의 탄소고정회로는
CO2{\mathrm {CO_{2}}}의 최초 고정 산물이 4탄당(C4)인 데서 이름이 유래되었다. 대부분의 열대 혹은 아열대성 식물이 이 무리에 속한다.
CO2{\mathrm {CO_{2}}}는 공기 중에 아주 적은 비율(0.03%)로 존재하며 추가적으로 온도가 높고 일조량이 많은 환경의 조건에서 CO2{\mathrm {CO_{2}}}사용이 불안정한 상태가 되면 캘빈회로에 있는
CO2{\mathrm {CO_{2}}} 고정효소인 Rubisco는 더 이상 탄소 고정보다는 광호흡(photorespiration)을 하는 비율이 높아지게 된다. 반면에 C4식물은 Rubisco보다 강력한
CO2{\mathrm {CO_{2}}}고정효소인 PEPC(Phosphoenolpyruvate carboxylase)를 이용해 탄소 고정을 계속할 수 있다.
C3 식물과 C4 식물의 차이
C3 식물에 비해 C4 식물은 더 건조하고 온도가 높으며 질소원이 부족한 곳에서도 광합성을 할 수 있다. 이는 C4가 C3와는 다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구조적인 차이와 대사 과정의 차이로 나누어 살펴보도록 하겠다.
구조적 차이
유관속(체관, 물관)은 2개의 세포층으로 둘러싸인 특징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안쪽 세포층은 유관속초(稍) 세포(bundle sheath cell;잎맥을 에워싸고 있는 세포)라고 불리며 그라나 구조가 부족한 대신 전분이 많이 저장되어 있다. 바깥쪽 세포층은 엽육세포(mesophyll cell)라고 불리며 유관속초세포와는 반대로 전분 저장을 많이 하지 않지만 그라나 구조가 발달되어 있다. 안쪽과 바깥쪽의 같은 엽록체가 다른 형태를 나타낸다.
C4 식물 잎의 횡단면을 관찰하면, 유관속초세포(bundle sheath cell)가 유관속의 주위를 둘러싸고 있으며 그 주위를 엽육 세포가 둘러싸고 있다. 이것은 마치 꽃다발처럼 보이므로, 크란츠 구조(Kranz anatomy)라고 한다.(Kranz[2]-Crown/Halo)라고 한다. C3 식물에서는 엽록체가 엽육 세포에는 많지만, 유관속초 세포에서는 적고 유관속초가 C4 식물만큼 두텁게 발달되어 있지 않아서 이러한 크란츠 구조가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C4 식물에서는 유관속초 세포에도 엽록체가 많이 존재하며 유관속초가 두텁게 발달되어 크란츠 구조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C3 식물에서는 엽육세포(葉肉細胞, leaf mesopyll cell)에서 직접 CO2 와 접촉이 일어나 광합성을 하지만, C4 식물의 엽육세포에서는
CO2{\mathrm {CO_{2}}}를 유기산의 형태로 고정하여 유관속초세포로 들여보내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CO2{\mathrm {CO_{2}}}와 접촉하여 광합성을 진행하게 된다.
2{\displaystyle O_{2}}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C3 식물에서는 광합성이 일어나는 곳과 직접 접촉이 일어나지만 C4 식물에서는 간접적으로 접촉이 일어나기 때문에 광호흡(높은 산소 농도 때문에 생성된 유기물이 분해되는 식물에게 해로운 과정)의 기회는 줄어들고 잎 내부의
CO2{\mathrm {CO_{2}}} 농도를 높여 탄소고정량을 늘릴 수 있다.
대사 과정
C3 식물에서는 엽육세포(leaf mesopyll cell)에서 캘빈회로가 돌아가지만, C4 식물에서는 유관속초세포(bundle sheath cell; 잎맥을 에워싸고 있는 세포)에서 캘빈회로가 작동하고 엽육세포에서는 C4회로가 진행된다. PEP carboxylase에 의해 CO2가 고정되어 4 탄소화합물이 되고, 이 회로의 최종산물인 말산(malate)은 엽육세포에서 인접한 유관속초세포로 이동하여 3 탄소 화합물과 CO2로 분해된다. CO2는 Rubisco와 결합하여 유관속초세포의 캘빈회로에 들어간다. 즉 상대적으로 성능이 나쁜 Rubisco 대신에 좀 더 강력한 효소인 PEP carboxylase가 CO2를 대신 받아 줌으로써 낮은 CO2 환경에서도 암반응을 계속 진행시킬 수 있는 것이다.
C4 식물은 일반적인 식물인 C3 식물에 비해, 발달된 유관속초 세포가 있으며 엽록체가 다수 존재한다. 이 때문에 C3 식물의 캘빈-벤슨 회로는 엽육 세포에 있는 데 비하여 C4 식물은 유관속초 세포에 있다. C3 식물은 CO2를 고정하는 데 RubisCO를 이용하지만 C4 식물은 PEPC를 이용한다. C4 식물의 이러한 차이는 광호흡을 줄여줘 광합성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보통 C3 식물의 CO2 보상점은 40~100 ppm이지만, 고온이 되면 상승하여 보상점이 대기 중의 CO2 농도(350 ppm)에 가까워진다. 이 때문에 고온에서 C3 식물은 성장 속도가 제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면, C4 식물의 CO2 보상점은 2~5 ppm으로 온도가 높아져도 보상점이 C3만큼 급격히 증가하지는 않는다.
C4 식물은 C3 식물에 비해 반건조 조건에서도 잘 사는데 수분 사용률(광합성에 이용하는 물/증산으로 잃는 물)이 높기 때문이다.
C4 식물은 C3 식물에 비하여 질소 이용 효율도 높다. 첫째, RubisCO의 생성량이 적은 것을 이유로 들 수 있다. C4 경로에 의한 CO2 농축 기작에서 RubisCO의 산화효소(oxygenase)반응(광호흡)이 거의 일어나지 않게 되기 때문에 RubisCO의 생성량이 적어도 된다. C3 식물에서 전체 단백질의 약 50%를 차지하는 RubisCO의 생성량을 줄일 수 있으므로 C4 식물은 질소 이용 효율이 높아지게 된다.
둘째, 광호흡에 의한 질소의 재방출이 일어나지 않는다. C4 식물은 C3 식물에 비해, 광이용 효율이 높다. 강한 빛은 광계 II, I(photo system II,I)의 불필요한 전자 여기를 촉진하여 활성산소를 발생시키므로 식물에 독성을 나타내기 때문에 식물은 강한 빛에 대한 방어를 한다. 빛에너지를 형광(빛)이나 열, 광호흡을 통해 방출하거나 여러 가지 보조 색소(카로티노이드, 크립토크롬, 플라보노이드 등)로 강한 빛을 흡수하여 자기 자신을 보호한다.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고온, 건조, 강한 빛, 질소 부족 토양 조건에서는 C4 식물이 C3 식물에 비해 유리하다. 또한 C4 식물은 최적조건일 때 C3 식물에 비하여 효율적으로 탄산 고정이 진행되기 때문에, 같은 양의 빛에서 더 많은 탄소를 고정할 수 있다. 그러나 C4 경로에서 CO2 고정에 ATP 2 분자가 더 소모되므로 광호흡이 적은 저온의 습윤한 지역에서는 C3 식물이 유리하기 때문에 C3 식물이 전 세계 식물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